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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할 때 일의 동기와 목적을 갖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다.

명확한 동기는 곧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의지력이 되고, 팀이 결속할 수 있는 단결력이 되기도 한다.


나는 학부 때 오케스트라 동아리를 아주 꾸준히 했었고, 그 때 있었던 동료들, 후배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는 편이다.

최근에 동아리에서 분란이 있었고 결국 몇 명 정도의 단원이 동아리를 나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문제 상황은 이러했다.

학번이 좀 높은 한 단원이 동아리에 가입했다. A라고 하자. A는 굉장히 열성적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운영진은 아니었지만 보통 회장이 하는 단체 연습시간 조정, 회의 주도 등 동아리 발전을 위한 일을 도맡아 하였다고 한다.


문제가 붉어진 것은 이 친구가 점점 아이들을 통제하려 하면서 발생하게 되었다.

연주회가 있으니, 연습해야 하는데 연습할 시간이 잘 없으니 주말에 모이자 라던지

단체 연습에 지각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체크하여 나무라거나 했다고 한다.


결국 A는 그 친구보다는 어리지만, 기존에 지속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던 친구들과 충돌이 생기게 되었다.


A의 불만 사항은 명료했다. 동아리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 난 정말 열심히 해보고 싶은데 왜 잘 따라주지 않느냐는 것.


결국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A가 동아리를 나가는 것으로 문제 상황이 종결되었다.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A는 운영진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사람이다.

어떤 연주가 성립하고, 동아리가 더 잘되려면 A와 같은 단원들이 필요하다.

대의를 위해서 개인적인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투자할 수 있는 희생적인 팀원은 팀을 나이스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부스터가 될 수 있다.



왜 일이 이렇게 되었을까?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을 안하거나 잘못했기 때문이다


동아리, 동호회는 기본적으로 행복하기 위해서 한다.

물론 그 속에서 자기 발전을 이루거나, 집단이 뜻이 잘 맞아서 새로운 영역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개인의 영달 / 단체의 영달은 기본적으로 그 집단을 이루는 개개인이 즐겁고 자발적으로 이 일을 즐긴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회사에서 팀장이 아무 의욕도 없는 팀원에게 채찍질을 한다고 일이 원활하게 진행될까?

어쩌면 될 수도 있다. 생계와 커리어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리는 어떤가? 동아리를 한다고 월급을 주나, 나간다고 페널티가 있나

기본적으로 좋아서, 해보고 싶어서, 땡겨서 찾아온 친구들에게 채찍질을 하면 굽신거리고 말 잘듣겠습니다 할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동아리를 위해서 열정을 쏟는 예쁜 마음이 훈련있다고 휴가 자르는 중대장 마음으로 바뀌는 순간

동아리 원은 함께 좋은 그림을 만들어갈 동료들이 아니라 통제 대상이 된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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